이민법은 연방법이라서 미국 전역에서 동일하게 시행되고 있지만, 실 생활에서는 주 법의 영향도 크다. 경찰(Police)을 동원하여 불법체류자를 단속할 것인지는 주 법을 따르게 되어 있다. 경찰을 고용하는 것은 지방 정부이므로, 지방 정부가 움직이지 않으면 경찰을 동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2008년 부시행정부 시절부터 시행하다 말다를 반복하고 있는 Secure Communities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법규 위반자나 범죄자들의 지문을 조회해서 불법체류자를 찾아내 추방시키는 연방제도이다. 그러나 이 제도를 시행할지 말지는 각 카운티별로 정할수 있다. 어떤 카운티는 인력난을 이유로 거부하고, 어떤 카운티는 시행하고 하는 식이다.
행정부가 바뀔때마다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지만 적용여부는 여전히 지방 정부의 몫이다.
2018년 시행 기록을 보면, 미국 전역에서 77,800명이 시큐어 커뮤니티 프로그램으로 추방되었다. 조지아 전체로는 3,493명이었고, Gwinnett County가 684명, DeKalb 249명, Cobb 371명, Fulton 246명 등의 순이었다. 조지아에서 중범죄로 추방된 경우는 217명이었고, 불법입국 2,733명, 서류미비 410명이었다.
시큐어 커뮤니티 프로그램은 "불체자연방합동수사"로 부르는 287(g) 프로그램과는 다르다. 불체자연방합동수사는 FBI와 지역 경찰이 합동해서 단속하는 것으로, 인력난 때문에 시행하지 못하는 주가 많다. 다시말해, 불체자연방합동수사는 능동적으로 불체자만을 찾아 내는 것이고, 시큐어 커뮤니티 프로그램은 적발된 범죄자들 중에서 불체자를 수동적으로 걸러내는 것이다.
조지아에는 다른 규제도 있는데, 비지니스를 등록하거나 각종 정부 라이센스를 받을 때 합법체류를 증명해야 한다. 여권, 출생증명서, 드라이브라이센스, 영주권 등 이민국이 인정하는 증명서를 제출해야 통과가 된다.
(미국 San Diego - 멕시코 Tijuana 경계) (Photo Copyrights GPL)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선이 지금과 같은 모습을 하게 된 것은 184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텍사스가 처음부터 미국땅은 아니었다. 스페인이 차지했다가, 1821년에 멕시코 연방이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선언을 하면서 멕시코 땅이 되었다. 1834년에 텍사스는 다시 멕시코 연방에서 탈퇴하고, 1836년에는 Republic of Texas로 독립을 선언했다가, 1845년 12월 29일에 미국 연방의 28번째 주로 가입했다.
멕시코는 텍사스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미국이 텍사스를 합병할 경우 전쟁이 날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텍사스와의 합병을 승인하자 미국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 지금의 유크레인 - 크리미아 - 러시아의 관계와 비슷하다. 크리미아가 독립선언을 하고 러시아와 합병했지만 유크레인이 승인 안하면서 전쟁을 한 것과 비슷한 일이 과거에도 있었던 것이다.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선 분쟁이 격화하면서, 결국 1846년 5월 13일에 미국 의회가 전쟁을 승인하고 멕시코도 7월 7일에 전쟁을 공식 선언하면서 두 나라는 1846 ~ 1848년 동안 Mexican-American War를 벌인다. 미군은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멕시코 북부 지역을 점령했고, 일부는 멕시코 시티로 진군하여 이들 지역을 미국에 매각하라고 종용(협박)했다.
결국 멕시코는 $15,000,000와 멕시코 정부가 미국인들에게 진 빚을 탕감받는 조건으로,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유타, 네바다, 콜로라도, 뉴멕시코, 멕시코 북부 일부 지역을 미국에 매각하는 서류에 사인하게 된다.
아래 지도에서 좌측의 옅은 크림색(캘리포니아, 애리조나, 유타, 네바다)이 전쟁 후 미국 영토가 된 지역이고, 누런색(뉴 멕시코, 콜로라도)은 분쟁지역이었다가 미국땅이 된 지역이다. 진한 크림색(텍사스)은 전쟁 직전에 합병되어 전쟁을 촉발한 지역이다. 이 전쟁으로 인해 멕시코는 크게 오그라들었다.
(Mexican War, 1846-1848) (Image in Public Domain from www.dean.usma.edu)
처음에는 어메리칸 인디언과 아즈텍 및 마야인 등이 주인이었던 땅이, 콜럼버스 이후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이 침략해서 주인행세를 하다가, 이제는 미국이 주인이 된 지역이다. 어차피 스페인도 원래 주인은 아녔으니까, 미국이 멕시코 땅을 빼앗았다고 볼 수는 없다. 주인이 여러 번 바뀐 장물을 마지막으로 미국이 차지했다 정도로 볼 수 있다.
이유야 어떻든 이런 역사적 흐름을 놓고 보면, 이들 지역에 스패니시 주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미국땅이 되기 전부터 살아온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후손들이 정착해 계속 살거나 미국의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갔을 것이다.
아래 사진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 캘리포니아와 멕시코 사이에 세운 국경 장벽이다. 많은 비용을 들여 세웠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캘리포니아 - 멕시코 경계. 트럼프 행정부 시절 건설) (Greg Bulla)
북아메리카에 인디언 네이티브 어메리칸이 있다면, 멕시코 지역에는 아즈텍 제국과 마야 문명을 건설한 네이티브 어메리칸이 있다.
마야 문명은 유카탄 반도(멕시코 남부와 과테말라 지역)에서 BC 2000년 전부터 AD 1697년까지 존재했던 문명이다. 번성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지나친 벌목 및 개간과 기후변화 등으로 점차 쇠퇴했다. 스페인 함선이 유카탄 반도에 좌초한 1511년쯤에는 이미 거의 멸망한 상태였다고 한다. 마야문명의 역사는,
- BC 2000년 : 마야문명 태동
- 1511년 : 스페인 함선 유카탄 반도에 좌초
- 1524년 : 마야의 핵심왕국인 키체의 수도 점령당함
- 1679년 : 마야의 마지막 도시국가인 노즈페테 점령당함
스페인은 1521년에 멕시코 중부에 있던 아즈텍 제국을 멸망시킨 후 누에바 에스파냐라는 식민 통치기구를 만들고, 군대를 남부의 마야로 보내 1524년에 마야의 핵심 왕국인 키체의 수도를 점령했다. 1546년에는 유카탄 반도 전체를 손에 넣는다. 지방에 있던 소규모 독립 왕국들은 명맥을 유지했지만, 스페인 군대가 1697년에 최후의 마야 도시국가인 노즈페테를 점령하면서 끝이 났다.
(유카탄 반도에 있었던 마야 문명) (Peter Vandecaveye)
멕시코 중북부 지역에는 아즈텍 제국이 있었다. 1200년대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3개의 도시국가가 연합하여 1428년에 현재의 멕시코시티를 수도로 하는 아즈텍 제국을 건설했다. 인구가 500~600만명이었다고 하는데 당시 영국 인구가 400~500만명이었으니까 상당한 큰 제국이었다.
그러나 이제 막 청동기 초기의 기술수준이었던 아즈텍에는 금속 무기가 없었다. 당연히 현대화된 스페인 함대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더구나 자기들 사이에 내분도 심했다. 아즈텍 제국에는 잔혹한 악습이 있었는데, 일년에 수천 ~ 수만명씩 학살하고 식인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실제 발굴로도 확인되고 있으니 끔찍한 일이었다. 그러다보니 600명에 불과한 스페인 군대가 내분이 있던 부족들과 연합하여 아즈텍 제국을 침몰시킬수 있었다. 스페인 함대에 묻어온 천연두도 한 몫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아즈텍 제국은 1520년에 사라졌다.
(멕시코 시티에 있는 피라미드, Pyramid of the Moon) (Photo: Gorgo, in Public Domain)
아즈텍 제국을 점령한 스페인은 "누에바 에스파냐 (Nueva España)"라는 식민 통치기구를 설립했다. 누에바 에스파냐는 중미, 푸에르토리코, 필리핀, 괌까지 점령하고, 북아메리카 서쪽 지역(캘리포니아, 텍사스, 애리조나, 네바다, 유타, 와이오밍, 오리건, 워싱턴, 뉴멕시코, 콜라라도, 캔자스, 오클라호마, 플로리다, 루지애나, 미주리, 아칸소, 네브래스카, 아이오와, 노스다고타, 사우스다고타, 몬태나)까지 확장해 스페인 영토로 만든다. 1521년에 세워진 누에바 에스파냐는 300년간 지속하다가 1821년에 멕시코 제국이 독립을 선언하면서 사라진다. 멕시코 역사를 요약하면,
- 1200년 ~ 1427년 : 도시국가
- 1428년 ~ 1520년 : 아즈텍 제국
- 1521년 ~ 1821년 : 누에바 에스파냐 (스페인 식민 영토)
- 1821년 ~ 현재 : 멕시코 연방
이런 역사를 갖고 있다. 스페인 식민통치에서 벗어나는 것은 좋았으나, 곧이어 텍사스가 미국에 합류하고, 멕시코-미국 전쟁을 거치면서 캘리포니아 위쪽으로는 다 미국에 넘어갔다.
(Mexicy City)
(칸쿤, 멕시코)